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

3월 31일 큐티 정지운 목사

마태복음 26장 6-13절

저는 어릴 적 칠삭둥이로 태어났습니다. 1979년 인큐베이터에서 55일 있었는데 언젠가 읽었던 어머니의 육아일기에는 그때 병원비가 당시 500만 원이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그 당시 500만 원이면 집 한 채도 살 수 있는 돈 아니었냐고 여쭤봤더니 맞다고 하셨습니다. 아깝지 않으셨냐고 물으니 씨익 웃으시면서 어머니는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죽음을 앞두신 예수님 앞에서 계산하지 않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1년 연봉에 해당하는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을 향해서 제자들은 분개하여 무슨 의도로 허비하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초대한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은 관습이었지만 그렇게 비싼 기름을 부을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한 것이고 너무 많은 양을 부어서 허비했다고 본 것입니다. 어떻게 똑같은 상황을 전혀 다르게 해석할까요? 저는 무슨 의도로라는 구절에 여인과 제자들의 관점의 차이를 보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는 의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과 의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의도가 있다는 것은 숨은 동기가 있다는 것이고 의도가 없다는 것은 순전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여러 차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서 들었지만 깨닫지 못하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예수님의 장례를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피상적으로 알았지만 이 여인은 예수님의 사랑을 마음속 깊이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여인의 모습 속에서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기까지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그분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마음에 계산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만약 지금 우리의 마음에 계산기가 다시 작동하고 있다면 예수님 보다 더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님보다 나 자신을 더 사랑하면 계산기를 두드리게 됩니다. 그러나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의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를 아는 사람은 주님을 향한 사랑이 깊어지게 됩니다. 부디 오늘 하루 여인의 모습처럼 계산 없이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하루가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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