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긍휼

6월 13일 큐티 정지운 목사

로마서 9장 1-18절

25살의 늦은 나이에 신학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면 총신대학교 신관 강당에 올라가서 꼭 기도하고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갔습니다. 다시 새벽이 되면 새벽기도를 하고 학교에 가고 이것이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때 기도했던 내용은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항상 기도했던 워딩은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기도였습니다. 하나님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였습니다. 왜 그때 그런 기도를 했을까요? 하나님의 긍휼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긍휼을 경험한 사도바울의 고백입니다. 사도바울은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고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나니 가장 긍휼이 필요한 사람들은 동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열심에 사로잡혀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율법주의와 공로주의에 빠져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도바울은 혈통적 유대인 아브라함의 자손이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의 자녀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폐하여지고 약속의 말씀이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하나님의 주권을 변호했습니다. 유대인보다 이방인을 편애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의 영역이고 구원은 하나님의 긍휼히 여겨주심을 통해서 구원 받았음을 이야기 합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에 원하는 자로 말미암도 아니고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도 아니라는 구절이 깊이 다가옵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는 백성들은 스스로 원해서도 아니고 달음박질해서도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긍휼히 여겨주심으로 인한 것입니다. 내가 원한다고 내가 열심히 달음박질해서 구원을 얻는 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겨주셨기에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대학 강당에서 기도했던 긍휼의 기도를 회복하길 기도합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없어서 막연했던 그 시절의 기도! 하나님이 긍휼히 여겨주셔서 목회자로 살아가고 있어 코 끝에 호흡이 있음을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바라기는 오늘 하루 하나님의 긍휼히 여겨주심에 감사하며 아직도 믿지 못하는 자들에게도 하나님의 긍휼이 임하길 기도하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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