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

5월 3일 큐티 정지운 목사

민수기 22장 1-20절

소탐대실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북제 유주의 신론에 나오는 말로서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는 뜻입니다. 유례를 살펴보면 춘추전국시대 촉나라는 곡식이 잘되고 많은 보화를 지닌 강국이었는데, 촉나라 왕은 욕심이 많아 보화를 축적하기 위해 온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진나라는 촉나라의 이웃 나라였는데 진나라 혜왕은 일찍이 촉나라의 부유함을 보고 빼앗고 싶은 야심으로 가득했으나, 지형이 험난해서 쉽게 침공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혜왕은 촉나라 왕의 탐욕을 이용하기 위해서 석수장이에게 대리석으로 커다란 소를 만들게 하고 황금 똥을 누는 소라고 소문을 퍼트리고는 촉나라에게 사신을 보내 두 나라가 협력해서 길을 뚫는다면 황금 똥을 누는 소를 선물로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촉나라 왕은 진나라 혜왕의 약속을 굳게 믿고 백성들을 동원하여 산을 뚫고 계곡을 메워 소가 지날 큰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길이 뚫리자 진나라 왕은 곧바로 촉나라를 공격하여 쉽게 정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소탐대실의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 사람은 발람 선지자입니다. 모압 왕 발락은 발람 선지자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발락은 모압 장로들과 미디안 장로들 손에 복채를 쥐어주고 발람에게 보냈습니다. 여기서 일반적이라면 발람 선지자가 발락이 보낸 장로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언지하 두말할 나위 없다고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람 선지자는 굳이 밤에 그들을 유숙하게 한 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는 대로 대답하겠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소탐대실의 발람 선지자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발람 선지자에게 개입하셨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으신 뒤 하나님께서는 발람에게 그들과 함게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은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발람은 하나님께 들은 말씀 그대로 장로들에게 전하지 않습니다. 너희와 함께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들이 복을 받은 자라는 것을 생략해 버렸습니다. 아마도 발람 선지자가 여지를 주는 것 같았는지 또 다시 더 높은 고관들을 발람 선지자에게 보내서 백지수표를 위임해 버렸습니다. 그러자 발람 선지자는 또 다시 그들을 하룻밤 유숙하게 합니다. 그리고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무슨 말씀을 더 하실는지 알아보리라고 말합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발람 선지자에게 충분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발람은 모호하게 행동을 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왜 발람 선지자가 소탐대실하게 되었을까?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발람 선지자는 욕심을 통제할 만한 말씀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득차 있으면 욕심이 자랄 수 없는 토양이 됩니다. 반면에 말씀이 부족하면 욕심이 자라게 됩니다. 결국 분명했던 기준들이 모호하게 변해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말씀이 우리의 명확한 기준이 되도록 우리의 마음을 충분하게 채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소탐대실하게 되어 있습니다. 바라기는 오늘 하루 우리의 내면을 점검함으로 소탐대실하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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