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어른
12월 7일 큐티 정지운 목사
욥기 31장 1절-23절
어느새 40대 중반이 되고 보니 20대 때 가졌던 거창한 비전보다는 남겨진 인생 속에서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훨씬 더 많아집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할지라도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완주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고, 앞으로도 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부끄럽지 않은 어른 욥의 최후변론 내용입니다. 음욕에 대하여 속임에 대하여 간음에 대하여 종들에 대하여 가난한 자들에 대하여 자그마치 열한 가지에 대해서 욥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아마도 조직신학자들은 욥에게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라는 구절을 이야기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욥의 무죄 주장은 죄 없으신 예수님과 자신이 같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욥의 친구들이 인과응보의 틀을 가지고 죄 때문에 고난을 당한다고 말하니 욥은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을 하면서 욥처럼 말할 수 있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1996년 ‘이경규가 간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새벽까지 정지선을 지키는 차를 만날 수 없었을 때 정지선을 지킨 차가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장애인이었고, “왜 정지선을 지키느냐”는 질문에 그는 “늘 지킨다”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지금 자꾸 늘 지켜요 라는 그 말이 가슴에 깊이 다가옵니다. 장애인의 늘 지켜요, 어쩌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깊이 새겨야 하는 말이 아닐까 하는 묵상을 하게 됩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정해놓은 정지선을 늘 지키면서 살았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었습니다. 양심이라는 정지선,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의 정지선을 늘 지키며 오늘도 우리의 삶에 욥처럼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수직적인 하나님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증명할 수 있는 당당한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