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라

11월 28일 큐티 정지운 목사

욥기 22장 1-30절

저는 미국에서 사역하고 있지만 간혹 담임목사 청빙을 하면서 함께 동역할 때 어떤 사람이었냐는 질문을 해올 때가 있습니다. 함께 동역할 때 가깝게 지냈던 사람도 있고 크게 친하게 지내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좋은 이야기만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는 각 사람의 기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장단점도 내 중심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그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를 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축복하면 축복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느새 전능자의 자리에서 누군가를 판단하는 죄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엘리바스가 욥을 향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엘리바스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신이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엘리바스의 모습은 욥을 잡아서 넣으려는 마치 표적 수사를 하는 검사의 모습 같습니다. 엘리바스는 욥에게 회개를 종용합니다. 엘리바스의 세계 속에서는 욥은 영락없는 죄인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엘리바스의 말을 하나씩 관찰해보면 엘리바스는 전능자의 자리에서 욥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엘리바스의 신앙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서 욥의 마음을 찌르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왜 엘리바스의 신앙이 칼이 되었을까요? 공의만 있고 사랑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공의와 사랑이 함께 가야 합니다. 사랑 없는 공의는 정죄만 남고 공의 없는 사랑은 불법만 남게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전능자의 자리에 앉아서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전능자의 그늘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함께 울어주는 것입니다.

엘리바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일 수 있으며, 욥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십자가에서 공의와 사랑을 완성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하늘 보좌 우편을 버리시고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공의와 사랑을 완성하셨기에 그분의 사랑을 힘입어 오늘도 우리는 전능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누군가를 전능자의 그늘 아래로 인도해야 합니다. 부디 오늘 하루 전능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욥과 같은 처지에 있는 영혼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어주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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