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악용하지 말라
5월 24일 큐티 정지운 목사
민수기 35장 9-21절
형법에서 살인자의 경우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살해 목적이나 살해 의도가 있느냐 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살해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적용되는 미필적 고의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특정한 행동을 함으로써 어떤 결과가 반드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발생해도 상관없다는 심리로 그 행동을 했다면 그것을 가지고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왜 이러한 법에서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미필적 고의도 살인의 의도성을 판결할까요?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도피성 제도입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요단강 동편과 서편에 각각 세 성읍씩 총 6개의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하게 했습니다. 도피성의 역할은 과실치사의 경우 피의 보복을 피한 뒤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질 때까지 보호하는 역할입니다. 도피성에 피신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무죄함을 장로들에게 진술했고, 팩트체크 후 장로들은 보복당하지 않도록 그들을 보호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도피성을 벗어나게 되어서 보복을 당하게 되면 가해자의 보복은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약 고의적으로 살인한 경우에는 도피성에 달아났을지라도 결국 사형이 집행이 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도피성 제도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는 도피성 제도를 통해서 과실치사와 고의적 살인에 대해서 분명하게 차등을 두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들여다보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가 악용되길 원치 않으셨습니다.
성경을 묵상하다보면 다윗과 사울의 모습을 보면서 사울이 억울함의 아이콘처럼 느껴집니다. 다윗이 사울보다 더 큰 죄를 저지른 것 같은데,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용서하시고 사울은 내버려 두셨습니다. 둘의 차이는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시는 것을 알았고, 도피성 되시는 하나님께 피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시는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악용하려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작은 죄 하나라도 도피성 되시는 하나님께 피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죄에 대해서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바라기는 오늘 하루 도피성의 은혜를 기억하며, 은혜를 악용하지 않으며, 우리의 마음을 세밀하게 살펴보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