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 없는 신앙

11월 3일 큐티 정지운 목사

욥기 1장 1-12절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가장 깊이 내 마음에 담긴 단어는 은혜입니다. 아마 딸을 낳았으면 은혜라고 지었을지도 모릅니다. 왜 신앙생활 하면서 은혜가 중요할까요? 은혜는 계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간혹 우리는 영수증을 제출하고 reimburse를 받게되면 영수증에 있는 금액을 돌려 받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는 그 어떤 것으로 대체 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은 욥의 인생에 대해서 사탄이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나님께 묻습니다. 사탄의 신학은 아무런 이유 없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신앙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온전하고 정직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까닭 없이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는 힌남으로 주로 은혜로 번역되는 헨의 부사형입니다. 은혜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긍휼의 마음으로 아무런 이유 없이 아무런 대가 없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탄은 이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탄에게는 욥의 신앙의 중심은 보상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신앙은 거래가 아니라는 것을 묵상하게 됩니다. 신앙은 Deal이 아닙니다. 신앙은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일대일의 관계 안에 다른 어떤 것도 개입할 수 없습니다. 이익을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묶여진 관계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가 사라지면 거래만 남게 됩니다. 무언가 얻는 것이 없이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은혜가 메마르면 하나님께 영수증 내미는 신앙이 됩니다.

바라기는 오늘 하루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길 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메말라서 믿음이 작동하지 않고 하나님과의 거래하려고 영수증을 청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하나님은 악덕 기업주가 아니십니다. 까닭 없이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오늘 우리의 삶도 욥처럼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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