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지 말라
11월 1일 큐티 정지운 목사
오바댜 1장 1-9절
스피노자는 교만은 인간이 자기 자신에 대해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데에서 생기는 기쁨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한마디로 교만은 과대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워딩으로 표현하자면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 교만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에돔은 형제 나라 이스라엘을 향해서 배신과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한마디로 에돔은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착각 속에 살아가는 에돔의 모습이 하나님의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주 여호와가 에돔을 향해 너의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에돔 지역은 해발 1,700미터 고지의 난공불락의 천연 요새였는데 하나님도 그곳은 손대지 못할 곳이라고 착각했습니다. 한마디로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손대지 못할 곳은 없습니다.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지라도 하나님은 끌어내리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에돔을 향해서 찬사를 보내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을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교만한 에돔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에돔의 죄는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한 교만임을 가르쳐주십니다. 그런데 에돔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겸손한 사람은 자기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끊임없이 몸부림을 치면서 살아갑니다. 언제든지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에 빠질 수 있기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기 자신을 향해서 선포합니다.
지난주 부흥회 기간과 더 센트 프리칭 컨퍼런스를 통해서 이찬수 목사님과 함께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데에서 생기는 기쁨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설교를 마치면 은혜받았다고 하시는 성도님들을 만나지 않고 급히 숙소로 돌아가셨습니다. 미국에 잠깐 오셨으니 가을날 그 흔한 단풍 구경 한번 할 수 있으셨겠지만 의도적으로 단풍 구경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오신 사명만 감당하시고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십니다. 결국 뭐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는 모습이 전혀 없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정당한 것 이상으로 느끼는 데에서 생기는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오늘 하루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사용해 주시는 그분의 쓰임새를 구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