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이 오실 것처럼
3월 27일 큐티 정지운 목사
마태복음 24장 36-51절
‘숨결이 바람이 될 때’, 영어로는 ‘When Breath Becomes’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서른여섯 살의 젊은 신경외과 의사가 폐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순간을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저자 폴 칼라니티는 최고의 의사로 손꼽히며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는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무렵 폐암 판정을 받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일이 자신의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특별히 이 책에서 저자를 치료한 의사 헤이워드의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암에 걸린 사람들은 대체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평소에 하던 일을 집어치우고 아무 것도 안 하며 절망 속에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평소 하던 일에 그대로 몰두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세상 마지막 날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때는 언제입니까? 생각하지 않은 날 생각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우리 인간에게 죽음이 생각하지 않은 때에 찾아오듯이 예수님께서는 모두가 생각하지 못했던 때에 오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두 가지 극단을 만들어냅니다. 하나는 극단적인 시한부 종말론으로 인해서 현재 자신의 삶을 모조리 정리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극단은 긴장감 없이 느슨하게 막연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적인 종말론은 이러한 극단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리스도 3대 희극 시인 중 한 사람인 소포클레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다.” (“My wasteful today is the tomorrow those losers begging for.” “Today the you wasted is the tomorrow that a dying person wished to live.”) 그렇습니다. 유한한 우리 인간에게 오늘은 그냥 주어진 날이 아닙니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예수님께서 언제 오실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영적으로 잠들지 않고 깨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깨어 있는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노아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방주를 120년 동안 하루하루 지었던 것처럼 오늘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부디 오늘 하루 오늘 주님이 오실 것처럼 영적으로 깨어서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