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루케이도가 쓴 <너는 특별하단다, You Are Special> 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작품의 배경은 나무로 만들어진 ‘웨믹’이라는 작은 인형들이 사는 마을이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나무 인형들은 다른 웨믹에게 별과 점 스티커를 붙이며 서로를 평가합니다. 예쁘거나 뛰어난 웨믹에게는 반짝이는 별 스티커, 실수하거나 보잘것없는 웨믹에게는 회색 점 스티커를 붙입니다. 주인공 펀치넬로는 실수가 많고 덤벙거려 어딜 가나 점 스티커만 받는 자존감 없는 인형입니다. 스스로를 보면서도 쓸모없고 형편없는 존재로 여깁니다. 그러던 중 자신을 만든 목수 엘리를 뒤늦게 알게 되어 찾아갑니다. 엘리가 펀치넬로에게 말합니다. “너는 내가 만든 존재야. 내가 만든 것 중에 쓸모없는 건 없어. 네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말에 달려 있어.” 엘리와의 만남 후에 완전히 달라진 펀치넬로가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 그의 몸에 혹처럼 붙어 있던 점 스티커 하나가 툭 떨어지게 됩니다.
모세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이집트의 왕궁에서 왕자로 자라났습니다. 그러나 그의 혈맥 깊은 곳에는 유대인의 피가 흘렀고 어느 날 고통 당하는 동족을 위해 이집트인을 죽이고 광야로 도망갑니다. 세계 최강국 이집트의 왕자에서 미디안 광야에서 양을 치는 아무런 존재감 없는 사람으로 40년의 인생을 보냅니다.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바라볼 때나 광활한 광야의 모래 바람을 맞을 때나 그의 관심은 오로지 양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긴 세월이 흘러도 모세의 마음 속에 살인자라는 그림자를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과거의 흔적이 떠오를 때마다 모세는 점점 작아졌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눈빛 조차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그의 삶은 광야에서 바람처럼 사라질 사람이었고, 역사는 그를 한 시대 이집트의 왕자에서 살인을 범하고 도망한 자로 기록을 남겼을 겁니다.
이런 모세에게 어느 날 하늘이 열리고 빛이 찾아왔습니다. 하나님이 가시덤불 속에 타오르는 불로 그를 만나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여호와 네 하나님이다. 너는 가서 고난 중에 있는 내 백성을 구원하라. 이 사명을 위해 내가 너를 불렀노라.” 모세가 기도할 때 이집트에는 열 가지 재앙이 내렸고, 마침내 이집트의 모든 장자가 죽임을 당합니다. 죽음의 홍해 앞에서 떨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 뒤에는 천둥처럼 들려오는 애굽 전차의 말발굽 소리, 그때 모세는 하늘을 향해 지팡이를 들었고, 홍해는 갈라지고 백성들은 마른 땅을 건넜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 안에 ‘모세’라는 이름을 품고 있습니다. 왕궁에서 살아가든 초원에서 살아가든 그 이름은 창조주를 만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 바로 설 때, 우리는 비로소 “숨겨진 보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