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함을 사랑하기로 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갑니다. 저녁이면 제법 서늘한 바람이 대지를 감싸고 어둠이 내리면 반딧불이가 자신을 불태우며 파란 풀밭 위를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맑은 날이면 온 하늘을 밝히는 붉은 달과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 내리는 어둠 사이로 다가오는 풀벌레 울음소리. 존재하는 모든 것은 참으로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어린 시절 우물 가에서 물을 길어 세수를 한 후 주로 물을 거름더미에 뿌렸는데, 어느 여름날 세숫물 버리려 할 때 어디선가 풀벌레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만히 귀 기울이니 사방 모든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습니다. 저는 짧은 한 마디의 글을 남겼습니다. “세숫물 버리려다 발길 멈춘다. 사방에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베토벤의 교향곡 뿐 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의 노래 소리, 고흐의 해바라기보다 들녘에 피어난 패랭이꽃 한 포기의 신비로움, 하나님의 손가락이 빚으신 만물은 한없이 신비롭기만 합니다. 이 땅에 평범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고귀하고 모든 것은 소중합니다. 아름다운 마음은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는 최고의 작가입니다.
 
나는 평범함을 사랑하기로 했다
 
소중한 것들에 집착하다가
어느 날 마음을 내려놓으니  
바닥에 티끌 하나 줍는 일도 즐겁다
 
누구를 만나도
의미 있는 대화에 귀 기울이다가
어느 날 무의미의 소리에도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것을 찾아다니다가
어느 날 돌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발견한 후  
세상은 하나의 예술품인 것을 알았다
 
살아 숨 쉬는 생물
모든 죽어가는 생명이
어느 날 윤동주의 서시처럼 아름다워
 
나처럼 보잘것없는 생명에도
사랑을 쏟고 계시는 하나님
여호와를 알고 나서는.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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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소나무가 품격을 더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