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을 맞아 한국과 중국에서의 사역과 고든콘웰신학대학원에서 강의를 마친 후, 비로소 차분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 설교 요청을 정중히 사양하고, 방문 계획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미국교회와 다른 한인교회 예배를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배드리는 것에, 좋은 교회와 덜 좋은 교회를 어떻게 나눌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진심으로 예배드린다면 하나님이 받지 않으실 예배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여러 교회를 다니다 보니, 하나님이 우리 교회를 얼마나 축복하시고 기뻐하신다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됩니다.
주일 아침이면, 평소 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그대로 아내와 함께 1부 예배를 영상으로 드립니다. 예배를 알리는 시간이 화면에 뜨면 설레는 마음으로 예배를 기다립니다. 찬양이 시작되면 소리 내어 찬양하고, 일어설 때는 마치 가장 먼저 일어날 사람처럼 벌떡 일어섭니다. 온라인으로 예배하지만, 현장에 있을 때보다 마음은 더 간절해집니다. 예배가 끝나고 축도가 선포된 후에도 찬양대의 후주가 끝날 때까지 눈을 감고 계속 기도합니다. 평소에는 축도가 끝나면 성도님들과 인사하기 위해 출입문으로 달려가지만, 이렇게 후주까지 들으며 기도하는 시간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느낍니다. 이후 곧바로 다른 교회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지난 달, 김의원 총장님이 우리 교회에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예배 전에 전화로 감사 인사를 드렸고, 1부 예배 후에는 받은 은혜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렸습니다. 총장님은 예배가 너무나 영광스럽다며, 3부 예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맨 앞자리에서 함께 하셨습니다. 그날 저녁, 다시 문자를 보내오셨습니다. “참으로 좋은 교회입니다. 온 회중의 영광송을 들으며 25년 전 총신대학원 채플의 감동을 다시 느꼈습니다.” 좋은 예배는 좋은 성도들이 만들어갑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백성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사랑 고백입니다. 우리 교회가 참으로 좋은 이유는 성도님들이 너무나 귀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 목회자들처럼 순수하고 헌신적인 분들이 또 있을까? 목회자의 가장 큰 보람은 좋은 성도님들을 섬기는 일이기에, 저는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목회자라 고백할 수 있습니다.
주일 강단은 물론이고, 예배 시간마다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들은 하늘의 음성을 받아 성도들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설교합니다. 그런 설교를 들을 때마다, 이 말씀을 우리 모든 성도님들이 함께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좋은 설교자를 만드는 사람은 말씀을 사모하는 신실한 성도님들입니다.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이며 듣는 성도님들을 보면 설교자의 가슴도 뜁니다. 안식년 두 달이 지나며, 어느 때보다 우리 교회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성도님들이 더욱 그립습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